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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클럽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강남클럽이 왜 이렇게 변했는지 한국 클럽씬의 흐름을 통해 그 원인을 알아보고 강남 대형 클럽이 갖고 있는 문제점과 고쳐야할 점을 생각해보자
MIXMAG KOREA | 2019-02-16

최근 강남 클럽 버닝썬이 사회적 이슈다. 빅뱅의 멤버 승리, 가드와 경찰의 폭력, 성추행, 몰카, 물뽕 등의 키워드로 연일 인터넷 뉴스를 달궜다. 재밌게도 지난 금요일 버닝썬은 안전하고 클린한 클럽을 약속 한다며 개선 사항들을 공식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다. (하지만 버닝썬은 지난 주말을 끝으로 결국 영업을 중단했다)





개선사항의 내용은 1. 가드팀 바디캠 운용 / 2. 소지품 검사 강화 / 3. 안전지킴이 순찰 강화 / 4. 여성 가드 순찰 / 5. CCTV 증설 및 보존기간 확대 / 6. 고객 소리함 카카오톡 운영 이렇게 6가지다. 그럴듯해 보일지 몰라도 강남 클럽이 갖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점은 전혀 해결할 수 없는 내용이다. 강남클럽이 왜 이렇게 변했는지 한국 클럽씬의 흐름을 통해 원인을 알아보고 강남 대형 클럽이 갖고 있는 문제점과 고쳐야할 점을 생각해보자.






강남 클럽에서 최우선적으로 없어져야 할 가장 큰 폐혜이자 원흉은 바로 ‘MD’다. 이 MD 시스템이 도입되면서부터 강남 클럽은 쓰레기가 되었고, 이제는 돌이킬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본래 클럽의 본질은 음악을 듣고 춤을 즐기는 공간이다. 하지만 음악에 깊은 조예가 없이 돈벌이만을 목적으로한 강남 대형 클럽들은 ‘VIP 테이블’ 팔이에 목을 메기 시작한다. 입장료와 바 매출만으로는 운영비가 충당이 안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생겨난게 바로 ‘MD’ 시스템이다. MD는 테이블 팔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 시스템은 과거 나이트 시절 웨이터 문화와 본질적으로 크게 다른것이 없다.


홍대앞에서 시작된 과거 한국의 클럽씬 초창기에는 나이트 문화와 확연히 다른 세계였고 클럽문화를 즐기는 이들은 자신이 클럽에 간다는 사실이 부끄럽지 않았다. 오히려 나이트를 다니는 이들을 무시했고 이것은 문화적 사대주의에 기인한게 아닌 독특한 클럽문화에 대한 자부심에서 기인한것이다. 요즘 어린 친구들은 웬 자부심까지 나오냐며 의아할지 모르나 그정도로 확연히 다른 문화였던 것이라 이해하면 된다.


현재의 강남클럽문화는 과거 ‘나이트’문화와 혼합된 변종이다. 오히려 호칭만 클럽으로 바뀐 과거 나이트문화 그 자체라고 봐도 무방하다. VIP테이블을 넘어 VIP룸을 만들고, 그 VIP 손님들을 위해 음악을 끄거나 음악을 바꿔준다. MD는 DJ에게 음악을 더 신나게 틀라고 지시를 한다.


본래 클럽 안에서 절대권력은 DJ에게 있었다. 클럽의 오너 역시 DJ 출신이었다. 하지만 지금 DJ는 그저 술집 알바로 전락했고, 클럽의 오너부터 가라오케나 텐프로 룸싸롱과 같은 술집 출신이며, 실상은 삐끼나 웨이터와 다름없는 MD 역시 술집 출신이 많다. 그리고 이들이 클럽에서 권력을 갖게된다. 또한 테이블 손님을 중심으로 클럽이 운영되니 이건 클럽이 아니라 클럽의 형태를 가장한 가라오케 혹은 룸싸롱과 다를것이 전혀 없다. 직업여성들이 아닌 불특정 다수의 일반인들이 댄스플로어에 깔려있을 뿐이다. 그들이 그곳에서 어떤 시선으로 사람들을, 여성들을 보겠나.


현재 미국 라스베가스나 이비자의 대형 클럽들도 우리와 실상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유럽은? 전혀 다르다. 런던, 베를린, 암스테르담 클럽들은 이런 시스템이 아니다. VIP 테이블이 있더라도 절대 그것이 중심이 아니다. 물론 서울에도 VIP 테이블을 중심으로한 클럽만 있는 것이 결코 아니다. 이태원을 중심으로 파우스트, 볼로스트, 소프, 케익샵 등 진정 `클럽`이라고 부를 만한 곳이 분명히 존재한다. 합정동 벌트처럼 독일 클럽의 무드를 완벽히 구현하고 있는 곳도 존재한다. 클럽이라고 모든 클럽이 다 같지 않은 것이다. 이런 곳들은 문 열고 들어갈 때 강남 클럽과는 그 공기부터 다르다.


강남에 위치한 클럽들, VIP 테이블에 목을 메고 MD에게 매출을 기대하는 방식의 변종 클럽들은 더이상 클럽이라고 불러서도 안된다. 이런 사건사고는 지금껏 끊임없이 있어왔다. 그리고 그 대부분의 문제는 바로 강남클럽에서 생겨왔다. 진정 바뀌어야 할 것은 바디 캠, cctv, 여성가드 증원이 아니다. 이건 그저 눈가리고 아웅하는 말장난에 가깝다. 바뀌어야할 것은 운영구조-시스템 자체다. MD가 그 첫번째다. 이 시스템이 사라져야한다. 애초에 이렇게 연예인 이름값을 팔아 많은 이들이 방탕하게 젊음을 낭비하게되는 변종 나이트가 생기지 않아야 한다.


우리가 지금부터 해야 할 것은 이들을 철저하게 무시하고 배척하는 것이다. 앞으로 이런 곳들은 클럽이 아니라 변종 나이트라고 불러야한다. MD라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포장해봤자 결국 삐끼고 웨이터다. 이 MD가 존재한다면 그곳은 결국 변종 나이트다. 아무리 규모가 크고 럭셔리한 인테리어의 클럽도 댄스플로어의 공간보다 VIP테이블 존의 공간이 더 넓다면 그곳은 변종 나이트다. 애초에 럭셔리한 인테리어 따위는 필요가 없다. 베를린 클럽들이 럭셔리한 인테리어 때문에 세계 클럽씬의 중심 되었나?


버닝썬이 있는 곳은 과거 클럽 에덴이 있던 곳이다. 클럽 에덴은 Richie Hawtin, Steve Lawler, D. Ramirez, DJ Chus, Laurent Garnier와 같은 걸출한 하우스/테크노 아티스트들이 내한했던 정말 멋진 클럽이었다. 어쩌다 이지경까지 오게 된 것일까. 클럽 에덴에 Louie Vega가 내한하고 클럽 앤써에는 Justice가 내한하고 이태원에 위치했던 또 다른 대형 클럽 볼륨에는 Chris Liebing이 내한했던 10년 전 그 시절. 우린 분명히 지금보다 훨씬 큰 규모의 건강하고 멋있는 `진짜` 클럽 문화를 가질 수 있었다. 강남 클럽도 분명히 가능성이 있었던 것이다.


홍대앞 작은규모의 클럽문화를 강남으로 확장시킨 초창기 클럽 오너들과 운영진들이 정말 많은 노고가 있었다는 것을 알고있다. 하지만 어느시점에서 잘못된 방법을 선택했다. 과연 지금 상황에 책임감을 느끼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모든걸 망쳐놓았다. 어떻게든 고쳐야한다.






물뽕으로 알려진 GHB는 위와 같은 이미지가 만들어질 정도로 해외에서도 문제가 많았던 약물이다. 나름 마약청정국이라는 한국에서 이런 약물이 데이트 강간용으로 쓰인다는 사실은 정말 기가 찰 노릇이다. 그리고 이 역시도 MD를 통해 유통 되었다는 의혹이 있고 현재 경찰 조사 중이다. 현재는 마약 유통 수사가 확대되어 또 다른 강남 클럽 아레나의 직원이 체포된 상태다.



어쨌거나 우리의 나이트라이프는 계속될 것이고 많은 클럽들이 생겼다 없어졌다를 반복하며 흘러가겠지만 내가 어디에서 놀것인지, 어떻게 놀것인지는 스스로 정할 수 있다. 우린 레이브가 아니면 안되는 사람들이다. 우린 더 멋있는, 더 재밌는 클럽씬을 분명히 만들 수 있다. 이제 저급한 (그놈의) 한국형 변종 문화는 버릴 때가 왔다.




글 / 믹스맥코리아 편집장 민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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