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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명의 DJ가 들려주는 소규모 페스티벌 이야기
올해 어디로 갈지 고민 중이라면 귀 기울여 들어보자
Dave Turner | 2018-03-31
해마다 어느 페스티벌에 가야 할지 선택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고려해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보고 싶은 DJ가 오는지, 본인이 홈그라운드를 좋아하는 타입인지 아니면 해외로 나가기 좋아하는 타입인지, 그리고 비용이 얼마나 들지도 문제다.

모든 UK 페스티벌의 최강자로 군림하는 Glastonbury가 2018년에 휴식기를 갖는 바람에 수많은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중대한 문제에 봉착했다. “올해에는 어디 가서 파티를 즐기나?”

DJ들에게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소규모 페스티벌에 대해 물어보았으니 올해 어디로 갈지 고민 중이라면 귀 기울여 들어보자.



Anastasia Kristensen
덴마크 Strøm Festival



“딱 집어 Strøm festival이지. 매년 열리는 페스티벌이고 창립자는 d’n’b 및 베이스아티스트 2000F인 Frederik Birketh-Smith야. Strøm은 ‘전기(electricity)’라는 뜻이고 페스티벌은 늦여름에 2-3일 정도 열리면서 도시 전체에 걸쳐 각종 행사와 라이브 퍼포먼스, 워크샵을 진행해. 예를 들어 누구든지 교회에 들어가서 Surgeon의 근사한 라이브 앰비언트 셋을 경험할 수 있고, 키스테르네르네 박물관(The Cisterns)에서 Søs Gunver의 음울한 트라이벌 셋에 취할 수도 있어. 특히 키스테르네르네는 한때 코펜하겐에 음용수를 저장했던 오래된 지하저장고야. 깨끗한 물을 수백만 리터나 저장할 수 있었어. 또 Strøm festival이 자랑하는 끝내주는 이벤트가 있는데 바로 달리는 지하철에서 펼쳐지는 라이브 퍼포먼스야. Strøm festival은 코펜하겐 지하철과 9년간 협력해오면서 매년 지하철에서 두 시간 동안의 라이브 일렉트로닉뮤직을 선보이고 있어. 나도 운 좋게 2017년 11월에 열린 페스티벌에 초대되어서 Astrid Sonne과 Code Walk 같은 다른 덴마크인 아티스트들과 함께 나만의 레이브와 테크노, 정글비트로 그 여정의 정점을 찍었지. 내 음악을 듣고 사람들이 펄쩍펄쩍 뛰면서 지하철 전체가 흔들리는데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볼 만하지 않겠어?”



Francesca Lombardo
생마르탱(Saint-Martin) SXM Festival



“나는 SXM Festival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내가 정말 여러 가지 이유로 사랑하는 페스티벌이야. 일단 카리브해의 섬에서 열린다는 것부터가 한 점 먹고 들어가지. 환상적인 해변들이 있는 정말 아름다운 곳이야. SXM은 일종의 부티크 페스티벌이야. 그 말인즉슨 어딜 가도 다 아는 얼굴들이어서 진짜 가족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거야. 또 DJ들이 모두 그 호텔/빌라에 같이 머물기 때문에 늘 마주칠 수 있어. 그게 진짜 재미고, 제대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들이 많아.

다양한 베뉴와 장소들도 정말 좋은 추억을 남겨줘. 자그마한 해변과 친밀한 클럽들, 야외 댄스플로어… 하나 같이 놀기 정말 좋은 곳들이야. 저녁에는 끝내주는 루프탑파티도 있는데 일찌감치 끝나니까 거기서 놀다가 좀 더 큰 베뉴로 이동하면서 밤새도록 달릴 수 있어.

안타깝게도 올해에는 허리케인 어마(Hurricane Irma)로 입은 피해 때문에 페스티벌이 연기됐어. 하지만 내년에는 한 해 쉰 만큼 더 강력해져서 돌아올 거라고 봐. SXM 팀이 그 역경을 얼마나 빨리 극복하고 있는지 내가 다 자랑스럽다니까. 음악을 통해 섬에 힘이 되어줄 뿐 아니라 기금을 모아 섬 주민들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면서 하나 되어 커뮤니티를 돕고 있다고 해.”

SXM Festival은 완전히 재건된 섬에서 2019년 3월 13일부터 17일까지 열린다.



Kasra
영국 Sequences



“내가 가장 좋아하는 소규모 페스티벌은 브리스틀(Bristol)에서 열리는 Sequences야. 브리스틀이 내 레이블인 Critical과 d’n’b에 워낙 친화적인 도시잖아. 우리 레이블도 Sequences 1회와 2회 때 Bandulu, Deep Medi 등과 함께 스테이지 호스트로 함께 한 적이 있어. 주최자인 Rob과 Tom은 진정한 음악인들이야. 재미있고 다채로운 프로그래밍을 보면 그들의 진가를 알 수 있지.”

여기서 Sequences 2018에 등록하자.



Kornél Kovács
스웨덴 EmmabodaFestivalen



“Emmaboda는 스웨덴의 황무지 스몰란드(Småland)에서 열려. 스웨덴의 알아주는 인디/트위(twee) 페스티벌이었고, 한편으로는 여전히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오랜 세월에 걸쳐 프로그램에 변화를 주면서 이제는 스웨덴을 비롯한 각국의 캠프(camp)물을 중점으로 다양한 장르를 다루고 있어. Yung Lean부터 Vengaboys 등 다양한 뮤지션을 만나볼 수 있고, 대다수의 스웨덴 페스티벌에서 경험할 수 없는 와일드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야. 내가 생각하는 꿀잼 포인트는 매일 밤 다른 무대들이 다 끝나고 나면 열리는 야외 레이브야. DJ 부스는 나무로 만들어진 아늑한 나무집이고, 숲이 그냥 댄스플로어야. 나는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초대되어서 거기서 올나잇 셋을 했어. Emmaboda는 내 여름날의 하이라이트야. 관중들마저 전형적인 댄스페스티벌 ‘프로들’이 아니라 어쩌면 좀 더 오픈마인드라고 할 수 있어.”

Emmabodafestivalen은 7월 25일부터 29일까지 열린다.



Pär Grindvik
폴란드 Garbicz Festival



“몇 년 전에 Garbicz Festival에서 공연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의 기억이 아직까지도 최고의 페스티벌 추억들 중 하나로 남아있어. 친구들 몇 명하고 베를린에서부터 Garbicz까지 로드트립을 가겠다며 완전히 들떠서 출발했었어. 내 기억으로는 내 셋 직전에 도착을 했는데 페스티벌 현장에 들어서는 순간 이미 각이 잡히더라고. 조명과 장식이 그야말로 마법 같았어. 거의 모든 게 나무로 만들어져 있었고 조명이 배경에 너무 잘 어우러지더라고. Jonas Wahrlich 다음에 자연스럽게 부스를 넘겨받았는데 첫 번째 음반을 틀기 직전까지도 사실 어떤 분위기로 가야 할지 감이 없었는데 그냥 저절로 너무 완벽하게 나오는 거야. 또 Roman Flügel이 무대에 오는 걸 보고서는 팬심이 폭발해버려서 그에게 바톤터치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그의 트랙 `Mutter`를 틀 수밖에 없었어. 그 뒤로 아침이 올 때까지 입꼬리가 귀에서 내려가질 않았어. 그곳 숲 속에서 베를린 친구들하고 동료들을 너무 많이 만나는 바람에 베를린에 다시 돌아갈 애들을 찾는데 애를 먹었지. 아, 또 그렇게 놀고 싶다!”

Garbicz Festival은 8월 2일부터 5일까지 열린다.



Pinch
영국 Farm Fest



“나라면 브루턴(Bruton)에서 열리는 Farm Fest를 고르겠어. 3년 전에 그 쪽에서 Sherwood & Pinch 쇼를 위해 나랑 Adrian Sherwood를 섭외하면서 처음으로 알게 됐는데 진짜 즐거운 시간을 보냈거든. 4천 명 정도가 농장에 모여서 파티를 벌이는데 몇 분이면 페스티벌 현장 어디든 갈 수 있을 정도로 작지만 즐길 거리가 충분히 많다고 느껴질 정도로 커서 균형이 잘 잡혀있어. 다른 페스티벌에 비하면 좀 더 가족친화적이어서 자녀를 데려오기도 하고, 페스티벌을 벗어나 자기만의 공간을 즐길 수도 있어. 근방 어딜 가도 경치가 아름답거든. 바가 많이 있어서 30분씩 줄을 설 필요도 없고 음악철학도 다채로워서 야외 메인스테이지가 끝나면 다른 텐트들에서 다양한 음악을 들으며 저녁을 보낼 수 있어. 너무 좋아서 작년에는 거기서 돈 안 받고 공연하는 대신 내 친구들 줄 티켓을 받기도 했어! 기간이 이틀 밖에 안 되니까 일요일 오후에 아직 뇌 기능이 절반은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 집에 돌아올 수 있어.”



Roza Terenzi
오스트레일리아 Inner Varnika



“소규모 페스티벌에는 음악과 장치와 바이브가 친밀한 환경에서 그 주말 동안 딱 들어맞을 때 경험할 수 있는 이 마법 같은 뭔가가 있어. 멜버른에서 세 시간 거리에 있는 평야에서 열리는 Inner Varnika는 호주의 보물로서 매년 많은 사람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이벤트야. 친밀함과 뜨거운 축제의 완벽한 절충안이지.

2천 명 이상이 모여서 혁신적이고도 신중하게 기획된 글로벌 및 로컬 댄스 라인업을 즐기는 시간이야. 페스티벌이 열리는 주말 3일 동안 낮에는 햇빛 찬란한 유쾌상쾌한 분위기가 해가 지면 몰입감 넘치는 딥한 레이브로 돌변하면서 그 유명한 ‘Suit Sunday’에는 상상 이상의 광기를 내뿜어.

이 페스티벌이 왜 그렇게 특별하고 성공적인지 정확히 짚어내기는 어렵지만 흠 잡을 데 없는 사운드와 아름다운 야외 환경, 탁월한 라인업, 음악에 집중하는 수준 높은 관중, 환경적으로 중립적인 주최측 모두가 한 몫씩 한다고 봐. 뭐라 형언할 수 없는 기운과 포용적인 음악도 빼놓을 수 없고. 멜버른이 남다른 문화적 중추인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거 아니겠어? 내 라이브 셋 데뷔를 하기에 이보다 더 완벽한 이벤트는 없을 거야.”

Inner Varnika는 3월 30일부터 4월 1일까지 열렸다.



Proxymore
독일 Nachtdigital



“Freerotation과 Nachtdigital이 막상막하인데 누군가 이미 Freero를 골랐을 것 같으니까 Nachtdigital로 할게. Nachtdigital은 라이프치히(Leipzig) 근처에 아름다운 호수와 방갈로가 있는 시골에서 열리는 친밀한 캠프페스티벌이야. 규모가 작다 보니까 바이브가 엄청나고, 2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보니까 공동체의식이 진짜 강력해. 모두가 느긋하고 선을 잘 지켜.

라인업 기획 수준이 높은데 유명한 이름은 잘 없어. 나도 3년 전에 거기서 공연을 했는데 최고의 순간들 중 하나로 남아있어.”



Swing Ting
폴란드 Unsound Festival



Samrai: “Unsound가 좋다는 말은 워낙 많이 들었는데, 처음에는 음악스타일이 너무 다양하니까 바이브를 캐치하기가 좀 어렵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했었거든. 그런데 완전히 잘못된 생각이었어. 관중은 지식수준이 높으면서도 하드한 파티를 즐길 준비가 되어 있었어. 셋이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났는데 내가 엔지니어한테 10분만 더 달라고 조르고 있는 거 있지. 우리가 클로징이었는데 다행히 엔지니어도 우리만큼이나 즐거워하던 덕분에 시간을 더 받았지!”

Platt: “커뮤니티의 느낌이 즉각적으로 오더라고. 여러 번 와본 DJ들은 맛집을 추천해주고 페스티벌에 도가 튼 레이버들은 숨은 파티스팟들을 알려주거든. 도무지 멀리할 수 없는 사람들이라니까”
Fox: “Unsound 바이브? 어우, 장난이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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