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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명의 DJ들에게 이비자에서 공연을 따는 방법을 들어보자
Miguel Campbell, wAFF, Russ Yallop 등이 전해주는 팁
Johnny Lee | 2017-08-09

현재 이비자에는 한 건 올리려는 젊은 베드룸 디제이들만도 수백 명이다. 여름날 섬에 첫 발을 디딜 때면 Amnesia와 Pacha, Privilege에서 음악을 틀겠다는 꿈이 손에 잡힐 듯 느껴지지만 섬에서 몇 주만 지내다 보면 현실을 깨닫게 된다. 이비자 레지던시를 따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는 현실을.


이비자의 새로운 세대는 PR을 하고 티켓을 팔아도 평타를 칠까 말까다. 그러다가 마침내 덱 뒤에 올라 실력을 발휘할 때가 오면 그 기회를 100퍼센트 활용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하지만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을 어떻게 대비할 수 있을까? 변변치 못한 자본으로 이비자에 와서 발레아리스의 먹이사슬의 정점에 올라 이비자의 레귤러 셋들을 따낸 일곱 명의 DJ들에게 물어보았다.




wAFF




나는 2008년에 처음으로 이비자에 왔어. 3주간의 휴가 일정이었지. 나는 그때 프로덕션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딱히 이렇다 할 계획은 없었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DJ가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 같아. 우리는 Sunset Playground라는 보트파티부터 시작했는데 그게 금방 대박이 나서 매 주마다 매진이 됐어. 그때부터 소규모 공연이 잡히기 시작했지. 내 친구들 중에는 Savannah 백룸과 Itaca에서 Jaunt 파티를 진행했던 뉴캐슬(Newcastle) 출신인 애들이 있었어. 우리 패거리는 엄청 컸기 때문에 다들 우리에 대해 알게 되기 시작하면서 공연이 더 많이 생겼어.


게다가 이비자에서 파티를 여는 사람이라든지 그런 쪽으로 인맥이 있는 사람을 알면 공연을 따는데 확실히 도움이 돼. 그냥 USB 몇 개 들고 다니면서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계속 이런 저런 자리에 찾아 다니는 거야. 어느 순간 어딘가 좀 작은 규모로 음악을 틀고 있을 거야. 누군가의 아파트나 빌라 같은 곳에서 말이야.


네트워킹이 진짜 중요해. 일단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호감을 사고, 소문이 퍼지기 시작하면 거기서부터는 일이 술술 풀리게 되어있어. 프로덕션이 가능하면 어마어마하게 유용하고. 프로듀서에다가 실력까지 좋으면 사람들이 알아보기 시작할 거야. 일단 어떤 것들을 할 수 있는지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만 있다면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거야. 하지만 가장 좋은 건 역시 자신만의 파티를 시작하는 거지.


이비자에 가서 DJ가 되겠다는 열망이 강한 사람이라면 누구든 결국엔 어딘가에서 공연을 따게 될 거야. 공연 따는 게 그렇게 어렵진 않거든. 그보다는 인지도를 높이는 것, 얼굴이 팔리고, 사람들에게 자기 진가를 발휘하는 게 더 어렵지.




Nathan Barato




이런 말하기 참 뭐하지만 제대로 된 사람들을 알고 호감을 얻으면 돼. 요즘엔 인맥관리를 잘 하고 디제잉 실력이 뛰어나면 진짜 높이 올라갈 수 있어. 일단 기회가 오면 무조건 틀어. 안 그러면 결국엔 잊혀질 거야. 실력이 아무리 뛰어난들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DJ를 부킹할 사람은 없을 거니까.


그렇기는 하지만 베드룸 DJ들이 이비자를 갈 때 너무 공연을 따는 거에만 꽂히면 안 된다고 봐. 일단 그냥 가보라고. 사람들 가능한 많이 만나고. 제대로 된 파티에는 어떻게 해서든 참석하되 USB는 반드시 가지고 다니도록 해. 사람들에게 들려줄 목적으로 직접 만든 음악이나 디제잉을 할 수 있는 음악을 넣어 가지고 말이야. 파티는 빌라에서든 어느 아파트에서든 언제 어디서나 벌어지니까. 음악을 틀 수 있는 기회가 왔을 때 누가 듣고 있을지 몰라. 늘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으라고!


그러니까, 첫 번째 공연을 따야겠다는 생각은 버려. 기회는 알아서 찾아올 거야. 그냥 파티들에 다녀. 사람들 만나고. 자기만의 안전지대를 벗어나서 발길 가는 대로 즐겨! 그렇게 경험하게 되는 클럽들과 DJ들로부터 영감을 얻는 것도 잊지 말고.


그리고 음악을 만들도록 해. 랩탑이든 아이패드든 뭘 쓰든 상관 없어. 그냥 이비자에 있는 동안 얻는 영감을 잘 포착하도록 해봐.




Miguel Campbell




내가 처음으로 이비자에서 시즌 전체를 맡았을 때가 2010년이었어. DJ 일거리를 좀 얻어서 계속해서 전진할 수 있는 자본을 모으는 게 내 계획이었어. 내 친구들 중 한 명이 West End 밑에 V-Bar에서 밤 공연을 뛰었는데 결국에는 내가 그 친구 대신 고정이 되었어. 그게 거기서 내 메인이 되었지.


메인 베뉴에서 했던 첫 번째 공연이 Zoo Project에서였어. 내가 처음에 거기에 파티에 놀러 갔을 때 내 친구들 중 거기 티켓을 파는 애들이 많았어. 결국 거기 주최자 중 한 명을 만났는데 서로 엄청 잘 통했어. 그는 이미 내가 튼 음악을 들어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그 베뉴의 작은 공간들 중 한 곳에서 공연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줬어. 그 후에는 Privilege에서 음악을 틀었고 Sands에서도 행사를 기획하는 남자를 만나서 공연 기회를 얻었지.


젊은 베드룸 DJ들이 이비자에 와서 공연을 따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야. 늘상 벌어지는 일이고. 산안토니오의 West End와 다른 도시들에 신인을 환영하는 바들이 많이 있어. 중요한 건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하고,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일이 순수한 관심을 보이고, 자기가 가진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거야. 어느 시점에 가면 적당한 때라는 게 올 것이고, 그때가 오면 실력을 백프로 발휘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돼.


내가 조언해주고 싶은 건 선곡과 음악폴더를 미리 정리해두고 언제든지 틀 수 있게끔 해놓는 거야. 음악의 핵심은 즐기는 거니까 다양한 파티들에 자주 가고 사람들을 가능한 많이 만나서 대화를 나누도록 해. 부스에서 멀리 떨어지지 말고, 그 근처에서 노는 다른 사람들을 만나봐. 우리 삶에서 그렇지 않은 게 어디 있겠냐마는 열심히 노력하고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굴면 성공할 수 있어.




Mak




나는 2010년 여름에 처음으로 이비자에 발을 들였어. 시즌 전체를 책임질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이미 보장된 공연이 두어 건 있는 상태였어. 섬에 도착하자마자 친구들 중 한 명이랑 나는 피구에레타스(Figueretas)에 새로 생긴 한 클럽에서 일을 했어. 2주 뒤에 그 클럽 오너가 우리한테 와서 하는 말이 돈을 다 잃어서 임금을 못 주겠다는 거야! 결국 산안토니오로 거처를 옮겨서 당시 휴가 중이었던 다른 친구들 네 명이랑 같이 지냈어. 덕분에 숙박비를 2주 정도 벌었는데 그 동안 Ibiza Rocks Bar에서 공연을 하나 따냈고, 그 덕분에 Ibiza Rocks Hotel에서도 몇 번 건수가 들어와서 밤 공연이랑 풀파티 공연을 하게 되었어.


하지만 난 운이 좋았지. 인맥 덕분이었다고 봐. 관계가 관계를 쌓은 격이야. 공연을 꼭 따내고 싶은 베뉴가 있다면 그곳에서 이미 일하고 있는 사람들과 친해져야 해. 다른 DJ들뿐 아니라 직원들까지도 말이야. 자주 가서 대화를 나눠. 나도 그렇게 Ibiza Rocks 부킹담당 Jordan Hallpike를 만났어. 그런 관계를 통해 기회가 생기거든.


또 하나. 마침내 이런 공연이 잡히면 절대 펑크내지 마! 바 오너들과 프로모터들이 원하는 건 책임감이야. 아무리 상태가 뭣 같아도 약속시간을 지키고 나타나서 맡은 셋을 해내는 믿을 만한 사람을 원한다고.


나는 이제 나이도 들었고 해서 안 그러지만 내가 젊었을 때는, 솔직히 초창기 이비자 공연 몇 건은 완전히 맛이 간 상태로 했어. 이비자에서는 흔한 일이지. 하지만 펑크만은 절대로 안 냈어. 맡은 일은 반드시 해냈고, 프로모터들과 바 오너들이 원했던 건 바로 그런 거였어. 일단 DJ 레지던시를 맡았다면 책임을 져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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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인맥이야. 하지만 바 오너들과 프로모터들을 대하는 데 있어 정해진 공식 같은 건 없어. 그들에게 접근할 때는 가식이나 허세를 부리지 마. 예의를 갖추되 정직하게 하고. 질질 끌면서 꾸물거리지 말고 뭘 원하는 지 얘기를 해. 단도직입적으로 하면서도 정중하게 할 수 있는 거니까. 관계성이 생겼으면 그걸 잘 키워나가야 해. 일상적인 관계가 되도록. DJ 공연이 취소되었을 때 프로모터의 머리에 가장 먼저 떠오를 만한 사람이 되어야 해.


소셜미디어도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을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야. 잘 살펴볼만한 가치가 있어. 내가 뭘 하는지 지인들에게 시시콜콜 밝히겠다는 게 아니라 그들이 틈날 때마다 나를 예의주시할 수 있는 거지. 나도 올해 초까지만 해도 소셜 네트워크에 굉장히 약했어. 내 문제는 내가 나를 더 나답게 만들기 위해서 정확히 뭘 해야 하는지에 꽂혀있었다는 거야! 무슨 광고를 하겠다는 게 아니고 그냥 내가 누군지 보여주라는 거야. 인지도를 높이고. 나를 직접 만날 수 없는 사람들에게도 무대 뒤 내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거지.


사회적으로 뭔가를 드러낼만한 단계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지금 하는 일에 대해 얼마든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어. 그러면 뭘 하든 사람들이 좋아하고 팬이 되지. 바로 그때가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시작점이야. 요즘에는 그런 게 굉장히 중요해. 가끔 보면 영상 조회수 5십만을 찍으면서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도 그런 걸 거저 얻은 게 아니야. 그 정도의 팬들을 거느리는 사람들은 이곳 이비자에서 반드시 공연을 따낼 수 있어.




Russ Yallop




적당한 장소에서 친구들을 사귀는 게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해. 어떤 이름 모를 프로모터가 내 믹스를 다운 받았다가 대박이 터질 수도 있지만 클럽 화장실에서 호의를 베풀었던 약쟁이가 언제 말끔해져서 빅스타가 되어 나를 기억해줄지 모르는 일이야. 실제로 오늘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사람이라도 언제 거물이 될지 몰라. 이비자에서는 모두가 레이브에 목숨을 거니까.


이비자에서 실제로 공연을 따내려면 마주치게 되는 모든 레이브 중독자들을 놓치지 말고 레지던트로서 자신만의 파티를 열어 봐. 인맥을 쌓고 인지도를 높이고 의사를 표현하는데 이보다 좋은 방법이 없지.


궁극적으로는 장기적으로 봐야 해. 이비자에서의 첫 시즌 동안 우연히 따낸 공연은 술김에 얻은 행운에 그치는 경우가 많겠지만 그렇게 쌓인 지식과 인맥, 경험은 미래를 위한 탄탄한 발판이 되어 돌아올 거야. 일렉트로닉뮤직산업은 그냥 덱 뒤에서 관중들을 신나게 해주는 게 다가 아니니까.




Ben Hoo




이비자에 인맥도 뭐도 없는 무명 DJ라면 그 부분을 해결해야 이비자에서 공연을 할 수 있을 거야. 파티들에서 업계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하룻밤 만에 공연을 따오겠다는 의도로는 곤란해. 음악적으로 잘 통하고 잠재적으로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는 사람을 찾아야지. 개념 있게 사람들을 대하다 보면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거야. 파티를 직접 열어서 음악을 트는 것도 대안이지만 경쟁이 빡세다는 거!


물론 파티를 여는 사람들과 접촉한 것이 아니라면 아무데서나 음악을 틀 순 없어. 내 인맥들 대부분은 Ibiza Sonica, Get Physical, Kindisch, Ovum 등 내가 음반을 낸 레이블들에서 일하는 동료 아티스트들, 그리고 내 라디오쇼에 게스트로 출연했던 아티스트들, 그리고 내가 팬심을 가지고 음악을 듣고 관심을 갖는 아티스트들이야.


나는 공연자리에서 인맥을 쌓는 타입이 아냐. 온라인에서가 좀 더 편해. 좋아하는 파티에 가서 친구들을 사귀지 말라는 게 아냐. 온라인으로도 얼마든지 마음에 드는 다른 아티스트들에게 접촉해서 내 음악도 소개하고 인맥을 쌓을 수 있다는 걸 기억하라는 말이야. 꾸준히 노력하기만 한다면 티끌이 모여 태산이 되는 법이야. 고유한 특색을 잃지 말고 자기만의 것을 잘 계발해. 인내심을 가지고, 좋은 사람이 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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