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신규 레이블 오슬레이티드(Oslated)가 두 번째 EP를 발매했다. 로컬 언더그라운드 씬을 우직히 지켜오며 발전시킨 DJ 오슬론 (Oslon)이 이끄는 오슬레이티드는, 레이블로서의 활동은 새로운 편이지만 이미 수차례의 파티를 개최했음은 물론 50회에 가까운 믹스셋을 통해 국내외의 실력 있는 아티스트들을 소개해 온 팟캐스트이기도 하다. 금번 발매된 EP에는 서울 기반의 라이브 퍼포머 겸 프로듀서 블루스크립트 (Bluescript) 의 세 오리지널 트랙과 이를 리믹스한 세 트랙, 총 여섯 트랙이 담겨있으며, 4월 25일 Oslated Bandcamp 발매를 시작으로, 5월 9일 Beatport, Juno download, iTunes & Apple Music 등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블루스크립트는 엠비언트 테크노와 트립합의 중점을 지향하는 한국 테크노 씬의 뉴페이스 아티스트다. 그는 작년 가을에 `Oslated` 와 조우하고 메인 프로듀서로 발탁이 됐다.블루스크립트는 앨범에 담담하고 건조하며 기계적인, 퍽 인공적으로 느껴지는 텍스처 사이로 보다 미묘하고 복잡한 감정을 담았노라고 소개한다. 앨범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점 더 메말라가는 도시와 인물, 풍경을 목격한 감상을 담은 첫 곡 `Fantasma` 를 지나, 달의 뒷면을 상상하며 가졌던 의구심과 기대감 등을 기계적 텍스처와 감정적 선율의 미니멀한 조합을 통해 드러낸 `Far Side Of The Moon`, 외길만이 남은 절박한 상황을 바탕으로 느낄 법한 복합적 감정을 표현한 곡 `Road A` 순으로 흐른다. 트립합과 앰비언트 테크노의 중간 지점을 지향하는 블루스크립트의 성향이 고스란히 담긴 오리지널 트랙들은, 대만 타이난 출신의 아티스트 바이스 시티 (Vice City) 와 벌트 (vurt.) 의 레지던트 아티스트 혜인 (Hyein) 의 손을 거쳐 구조적, 질감적 변주를 이루기도 한다. 후반부에 수록된 이 리믹스 곡들은 변화 구조의 증폭이나 독자적인 소리의 추가 등 다양한 재가공 과정을 거치며 원곡이 가진 테마를 한층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재구성됐다.
Bluescript (Oslated / Seoul)
Bluescript는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라이브 퍼포머 겸 프로듀서다. 주로 사운드 구조 사이에 감정을 주입하거나, 감정 요소들의 미묘한 변화 사이에 사운드 구조를 조직하여 전달하는 과정에 관심이 있다. 그의 작업들은 감정 요소와 실험적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는 앰비언트 테크노와 트립합을 지향한다. 그는 현재 Oslated 의 메인 프로듀서로 소속되어 활동하고 있다.
01. Fantasma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라는 말처럼 산업화나 도시화로 급변한 장소와 풍경들을 마주할 때면, 현재 보고 있는 것이 허깨비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때때로 인다. 첫 번째 곡명인 동시 EP 의 타이틀이기도 한 `Fantasma` 는 반복적인 메인 테마를 배경으로 삼아, 시간에 흐름에 따라 점점 더 메말라버린 도시와 이에 살고 있는 인물, 그 풍경을 목격한 감상을 연출한다.
02. Far Side Of The Moon
`달의 뒷면에 무언가 살 수도 있을 것` 이란 동화 같은 주장은 과학이 발전하며 간단히 힘을 잃었다. `Far Side Of The Moon` 은 달 뒷면의 실상을 알기 전 사람들이 가졌을 법한 의구심과 기대감 등을 기계적 텍스처와 감정적 선율의 미니멀한 조합을 통해 드러낸다.
03. Road A
개인의 필수적인 생존을 위한 길, 자아실현에 이르는 길, 높게 눈이 쌓인 그 길처럼 사람들은 가끔 반드시 지나갈 수밖에 없는 외길을 맞이한다. `Road A` 는 단 한 길밖에 선택이 남지 않은 상황을 바탕으로 그 사이에 느낄 수 있는 여러 감정들을 담담한 소리를 빌려 표현하고 있다.
앨범 발매를 기념하는 `Oslated [Fantasma]`파티가 5월 2일 화요일 합정동의 테크노 클럽 벌트(Vurt)에서 열리며, 블루스크립트 본인 이외에도 오슬레이티드의 디렉터 오슬론, 소속 아티스트 라베라 (Lavera), 이번 앨범에 참여한 바이스 시티와 혜인이 함께한다.